2008/7/30/ 23시행 남부 터미널 출발 영각 통제서 새벽2시 도착 산행 시작 종주 시간17시간
영각 통제소 - 남덕유산 - 삿갓재 - 무룡산 - 동렵령 - 중봉 - 향적봉 - 백련사 -삼공 탐방지원센타
초입들어서는 길은 포장이 조금 되어있고 걷기가편안합니다 하지만 곧
왠걸..덕유산에서 험난한길로 꼽히는 코스..역쉬 암릉구간 보통힘든곳이 아닙니다..
얼마정도 오르자 이름모를 부지런한 새소리하고 우리둘의 거친 숨소리만이 적막을흔듭니당ㅎㅎ
두어시간쯤 올라가자 공포의 철계단이 희미하게 나타납니다
여기어디쯤에서 다복솔님 모자 날려보내셨죠ㅎㅎ
작년보다 철계단이 힘들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흔히들 표현하는 ㅎ 샤방샤방 즐기면서 올라갔지요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 힘이 덜든 이유는 바로 그거였군요
이것이 책인감 ㅋㅋ 책임감...
마음이 몸을 지배했던거지요...
05시 남덕유산 도착하니 날이새고 랜턴은 베낭에 넣고 비가 한두방울 떨어지는것같아 우비를
꺼내입고 조심조심 내려갑니다...
05시55분 월성재..삿갓대피소 08시20분 도착 40분출발
대전에서 오셧다 햇든가요..동엽령에서 중봉 가는길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프스의 소녀가 튀어나올것 같드라고..
그냥 막연히 상상하기를 푸른 초원이겠거니 생각했지요
무룡산 09시40분도착..아 삿갓골 대피소에서 어느분을 잠깐 만났는데
우린 대피소에서 60미터였던가 샘에가서 물도 떠오구
봉고씨 힘들다고 대피소 앞 의자에서 벌렁 누워버려서 좀 지체했다가 출발햇는데
그 아름다운 계단에서 아까 그분을 다시 만났는데 베낭에 기대고 앉아계시더군요
인사를 해서 몰라봤드니 아까 대피소에서 봤다고 하면서 그분은 육십령에서
아침 열시 출발해서 오다가 미끄러져 바위에 가슴을 찧었는데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가슴이 울려서 쉬엄쉬엄 가는거라고..어젯밤 대피소에서 자고
가는 길이라고 중간에 동엽령에서 안성으로 내려가신다고 합니다..
산행할땐 항상 조심합시다
십년만에 산에 왔다가 이래되서 걱정이라구..
왜 십년동안이나 산을 안다니셨어요?
아..결혼하고 아이들 키우고 가족한테 희생하다보니 그리됐다는 가슴아픈야그~
아직 젊은 분이셨는데...앞으로 자유롭게 산에 다니실 수 있게 도와주기를 맘속으로
그부인께 제 바램을 빌어보내드렸습니다..한달에 두어번쯤은 산에 보내 드리기를..
남편건강해지면 가족한테 더욱 좋은 일이니까요 ㅎㅎ 주제넘져 ㅋ
천천이 오세요 먼저 출발합니다~인사를 나누고 봉고씨 어여가자 재촉합니당ㅡㅡ
조그마한 오솔길에 산죽하고 작은나무가지들이 어우러져 양팔로 헤치면서
가는 구간이 상당합니다..몇시간되는것 같습니다..
암튼 그러다가 그 아름다운 알프스를 만납니당
늙었나봅니다...순서대로 기억이 나지않고 뒤죽박죽 이해해주세여 ㅋㅋ
나 여기서 살래..가기싫어..와 너무좋다...담에 너두꼭와
일년동안 열심히 다녀서 체력기르고 내년 요맘때 꼭오자~~
저나늘 끊고 봉고씨에게 매달립니다..
야 나 못가!! 안가!! 어떻게 가 잉잉~
거기서 살어!! 와 매몰차게 혼자 막올라갑니다..
난 눈을 뗄수 없어 뒤돌아서서 한참을 보고 옆으로돌아서보고
앞으로 돌아서보고..어느새 봉고님 꼭대기에 올라가서 바위위에
앉아잇는게 검게 실루엣만 보였지만 찰칵!~
카페엘범에 올려놓았는뎅 ~
아직 갈길이 멀어 아쉽지만 떠나와야만 했습니다...
동엽령 11시30분 도착 52 출발...향적봉대피소 4킬로 전후에서
우리둘다 무척 힘들었습니다..중간중간 10분씩 쉬어보지만
오르막 오를때는 안간힘을 쓰고갑니다.아 동엽령에서 중봉가는길에
지상낙원이 또 한번 펼쳐집니다..한발한발 옆에 쳐놓은 밧줄에
매달리다시피하여 중봉을 오릅니다..
아이고 어머니 아버지~~ㅎㅎ봉고님 너무 힘들어 보입니다
몰골이 말이 아닙니다..겨우 향적봉 대피소 2시 30분도착 ..
한가한 벤치에 자리를 잡더니 가서 컵라면 두개하고
차가운 캔콜라 두개를 사오더니
누님 컵라면에 아까 남은거 밥말아서 다 먹어 치웁시다
글고 신발벗고 양말벗고 세상에서 가장 편안자세로 앉아서 먹자고요~
걸음도 이제 제대로 걷지 못하고 절뚝절뚝 하는데 걱정입니다
눈앞이 향적봉인데 거기오르는것도 걱정이고
백련사 하산길 가파른거 장난 아닌데..ㅜㅜ글고또..
백련사에서 삼공리까지 5킬로인뎅 휴~~어찌하나
혼자 고민합니다...
배부르게 먹구 다시 베낭챙겨 우선 향적봉을 오릅니다
백련사 가는길은 대피소에서 옆으로 새는길이 있었지만
주봉을 가바야 한다는 기특한 봉고님 절뚝절뚝 한발한발
겨우 향적봉 도착...여기저기 올라서서 빙 둘러보더니
화장실 갔다와야겄다고 ㅋㅋ 물을 너무 많이 먹어서
배탈이 났나바요...에효...아까 밥먹고 가지..이그
언제 내려갔다 올라고또 다리 아픈데...
흐리다가 오후에 소나기가 온다는 날씨와는 너무다르게
쨍쨍 내리쬐는 햇볕을 피해 고개숙이고 한참을 앉아있는데
누나 하고 부릅니다 향적봉 팻말앞에서 사진을 찍어주고
오후 4시 20분에하산을 시작합니다..
절반정도 지났을까 하늘이 캄캄해지더니 나뭇잎이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납니다...정말 올려나보다
우비를 꺼내서 입고 조심스럽게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한시간이 걸려 5시20분에 백련사 도착..
우선 기념품 판매하는분을 찾아 여기 택시 들어오는지 부터 알아보니
택시는 오지 않으니 걸어가야 한답니다...
봉고님 볼낯이 없습니다..너무 힘들어하는 모습 차마 똑바로 볼수 없었습니다
대전에서 헤어지기까지 내내~~
할수없져..갑시다 누나 ..그래 가자..5시30분쯤
백련사를 뒤로하고 나옵니다 조금 가다보니 다행이 비가 그쳐
조금은 편하게 내려갑니다...가도가도 끝이 없습니다
재작년 혼자 종주할때는 삼공리까지 십분에 한번씩 쉬면서 내려갔던
기억이 있습니다..그래도 봉고님 남자라 저보다는 힘들어도
참을성이 대단한것 같습니다...쉬자는 말한마디 없이 걷습니다
다만..끝이 안보이네요..끝이 없네요 라는 말만 되풀이ㅡㅡ
걸어도 걸어도 끝이안보입니당 봉고씨는 절뚝절뚝...그런 봉고씨를
보고 있는 마음이 편하질 않습니다...억지로 데꼬온건 아니지만서두ㅡㅡ
다복솔님의 말이 뱅뱅돕니다...에구 또 누구 쌩고생시킬라구!!
봉고씨 그래도 백련사 지나 삼공리 가는 포장도로로 들어서자 어디론지 저나를
합니다.."형님...도봉산 수락산은 산도 아닙니다"!!ㅋㅋㅋ
삼공리 터미널 가는길에 탐방지원센탄거 지나면 양갈래 길인데
원래 오른쪽으로 갔었는데 바리게이트를 쳐놔서 자연스레 왼쪽길로 접어듭니다
아 그런데 왠일인지 여기도 끝이 안보입니다...상가가 나타나야 하는데헐~
...다복솔님한테 저나를 합니다...여기가 아닌개벼..
통화내용을 듣던 옆에 지나가던 분이 ..내려가면 상가나와요..아네 ㅎ
상가나온대..지대로 오긴했네..
상가가 나타나도 저 아래 상가끝이 터미널이라 또 한참을 걸어가야 합니다
암튼 봉고님 절뚝거리면서 무사히 터미널에 도착..
약국으로 달려가 피로회복제를 한병사서 먹이고 7시 20분 대전행 버스에
오릅니다..대전에 도착해 열시10분차를 예매하고
늦은 저녁을 먹고 난 대전에 친구한테서 자구 가기로 하구 표를 반환하고
봉고님 혼자 올려보냅니다..
봉고야 수고했어...잘가...저나할께 ...잘가~~
산은 변함없이 그산으로 그자리에 있지만 오르는 사람은 제각기 다른 철학을 가지고 오릅니다
사람한테 다가오는 산의 의미가 똑같은 사람은 세상에 한명도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산을 오르는 자세는 이래야 한다고 강요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자기가 생각하는거 이상은 생각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산을 사랑합니다...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라는
어느 싯구절이 생각나네요
산행계획을 세울때 설레이는 가슴...심하면 울컥 눈물까지 나오려합니다
담주 쉬는 날엔 한라산으로 그다음주엔 지리산 쌍계사 백무동코스로 ..그다음엔 미정...
너무 행복합니다..
아픈만큼..그만큼 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갑니다...
힘든일이 있을때 더 산을 찾는것 같습니다...
산이 내아픔을 해결해줄것 같지만 산을 내려올때엔
다시 내몫의 아픔을 내게 내려줍니다...당신을 할 수 있습니다..라는 말과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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